Ⅱ. 유적의 위치와 환경
1. 위치와 자연환경
고흥은 전남의 동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육지와 연결되는 보성군을 제외하고 3 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다. 고흥반도는 남해로 깊숙하게 돌출되어 있던 까닭에 남해안의 수많은 다도해나 제주도로부터 여러 가지 농수산물을 육상으로 운반하는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고흥은 행정구역상 2개 읍 14개 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남의 동남쪽에 위치 하여 주변에 170개의 섬을 포함하고 있다. 보성군 경계지역을 제외한 3면이 바다 에 둘러싸여 있는데, 동쪽으로 순천만과 여자만을 사이에 두고, 여수시와 접해 있으 며, 서쪽으로는 보성만과 득량만을 사이에 두고 보성군, 장흥군, 완도군과 접경을 이루고 있다. 북쪽으로는 보성군의 벌교읍, 조성면과 경계하고 있다. 고흥의 총 면 적은 775.53㎢로 전남지방에서는 순천, 해남, 화순군에 이어 네 번째로 넓은 지역 이다. 고흥의 전체적인 지형은 북부 남양면의 지협을 정점으로 동-서간의 폭이 좁아지 다가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반도의 폭이 점차 넓어지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소백산 맥의 한 지맥이 벌교 부근에서 계속 남하하여 침강함으로써 형성된 고흥반도는 가 장 좁은 부분의 폭이 불과 3㎞밖에 되지 않은 좁고 낮은 지협에 의해서 육지와 연 결된다. 이 지역이 산지의 침강으로 인해서 형성된 지역이기 때문에 거의 전 군역 이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고흥반도의 지형은 해창만을 주 위에서 에워싸고 있는 호형의 산지가 위치한 중앙부는 높고 주변의 해안으로 갈수 록 점차 고도는 낮아지는 특색을 보인다. 고흥의 하천은 산지 사이를 흐르는 감입곡류와 유사한 특성을 강하게 나타내며 따라서 하천의 측방측심보다는 하방침식 작용이 활발하고 그 결과 하천의 유로가 직선형을 이룰 뿐만 아니라 하천 양안에서의 평야 발달도 미약하다. 실제로 고흥군 내의 대규모 평야는 대개 해안지대의 간척에 의해서 조성된 것들이다. 고흥군내의 주요 하천으로는 고흥읍에서 포두면으로 유입하는 고흥천을 비롯하여 송산천, 금사 천이 해창만으로 유입하고 성기천과 팔영천은 여자만으로 유입한다. 북부의 쌍내천 은 득량만으로 유입하고 북동부의 매곡천은 순천만으로 유입한다. 이들 대부분의 하천들은 비교적 급경사의 산지를 흘러내리기 때문에 거의 직선에 가까운 유로를 가졌다

녹도진성은 행정구역상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이며, 지리적으로 고흥반도의 서남
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城의 남쪽으로는 소록도와 거금도가 자리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득량만이 위치하고 있다. 城은 158.7m의 비교적 낮은 야산의 남쪽사면
해발 15m상에 해안선까지 이어진다.
시굴조사가 이루어진 녹도진성의 잔존 구간은 서벽과 북벽 일부이다. 문지는 그
형태가 남아 있지 않고 구전이나 고지도를 통해 4곳의 문지가 추정되고 있다. 성곽 의 입지는 지형에 따라 산성․평지성․평산성17) 등의 3가지로 구분되는데 녹도진성은 평산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성벽은 내탁식으로 외벽은 비교적 정연하게 축조하였으며, 내측으로는 할석과 토
사를 이용하여 축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축성방식은 조선시대 읍성에서 일
반적으로 사용되는 축조방식이라 할 수 있다. 성벽의 길이와 높이는 잔존양상이 불
량하여 정확한 양상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다만 문헌기록을 통해 볼 때
녹도진성은 성종 21년(1490) 10월에 둘레 2,020尺, 높이 13尺의 규모로 축조되었
다.18) 이와같은 기록을 통해서 볼 때, 전체 둘레는 약1,100m 내외이며, 높이는 4m
내외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체성의 폭은 장흥 회령진성의 예를 보아 4m이상 일 것
으로 추산된다.
  체성에 대한 세부적인 축조방법은 우선 기반인 풍화암반토를 굴착하고 작은 할석
이 포함된 토사를 이용해 정지한 후 회흑색의 점토를 깔고 기단석을 설치하였다.
기단석의 설치는 지형의 경사에 맞추어 설치하였고, 기단석의 상면으로 장대석을
설치하는데 10~25cm정도 내측으로 들여쌓았다.
  내부 채움방식은 도괴가 심하여 전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다만 최근
조사된 장흥 회령진성과 동일한 방식으로 축성된 것으로 판단되어 미진한 부분은
그 예를 참고하였다. 내탁부는 할석과 토사로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축조방
식으로 인하여 외벽은 직각에 가깝게 축조되는 반면, 내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게
되어 내측에서 성벽을 오르는데 용이한 구조를 띠었을 것으로 판단된다.19)  결과적으로 녹도진성 성벽의 축조는 평산성 ․ 내탁식 축조 ․ 기단부의 조성 등 일 반적으로 조선시대 읍 ․ 진성에서 확인되는 축조방법을 고수하였다. 성의 입지 또한 동일하게 이루어지는 등 남해안 일대 진성의 축조가 일정부분 규격화된 양상을 확
인할 수 있었다.

국립 순천대학교박물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