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원 장군묘를 다녀와서



얼마전 회사일로 서평택IC근처를 지나친 적이 있다.
서평택에서 나와서 아산 현대자동차공장엘 가는 국도변에서
이대원장군묘라는 표지판을 발견했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이대원장군을 검색해 보니
쌍충사에 모셔진 그 이대원장군이었다.

불멸의 이순신의 영향으로 정운장군은
굉장히 유명해졌다. 정운장군이나 녹도만호로 인터넷을
검색해도 꽤 많은 자료가 나온다. 물론 인터넷별명으로도
녹도만호는 반짝 인기를 누렸었다.
모두 불멸의 이순신에서의 정운장군의 남자다운 기백과
극적인 죽음에 기인한것 같다.

상대적으로 이대원장군에 대한 관심은 덜 하지만
그 덕분에 이대원장군에 대해 서술해 놓은 카페나 블로그도 종종 있는 것 같다.

어제는 그곳에서 일을 보고 돌아 오다가,
이대원 장군묘를 들렀다. 무신으론 드물게 사대부가의 분묘형태를
띠고 있다는 설명이 되어 있는 장군묘와
오래된 비석(신도비)이 있었고 근래에 지어진 사당과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사당엔 별도로 지키는 사람은 따로 없었는데
추석을 맞아 후손들이 벌초를 해서인지 깔끔하고 깨끗했다.
특이한것은 사당의 문을 다 열어 놓아서
사당 안 영정까지 다 보이게 했다.(얼마전 갔던 쌍충사는 문을 다 닫어 놨었다.)

그곳 평택 포승읍에는 이장군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사당 건립때 도움을 준 사람들의 이름을 써 놓은 돌이 있었는데
후손들중에는 어디 회사 사장, 학교재단 이사장 등 잘 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우리 역사상 본인은 정작 고생을 하고 후손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잘 안된 경우가
많은데 이장군의 후손은 그래도 그곳에서 유지로 대우 받는것 같았다.

1566~1587
우리나라 나이로 최대한 쳐줘도 스물두살.
돌아가실때 생일이 안지났다면 만 20세인데....
우리나라 역대 만호중에 최연소였다고 한다.
만호 벼슬을 굳이 지금의 계급으로 하면 중령이나 대령정도라고 하니,
이 장군은 엘리트중에 엘리트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당시엔
왜구의 침탈이 많은 시기라 우리 녹동은 왜구를 방어하는 전초기지였던 것이다.

동상은 참 작었다. 기록과 전승에 의하면 이장군은 기골이 장대했고
특히 얼굴은 장수다웠다고 하는데, 동상에서는 그런 풍모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다만 수염없는 얼굴에선 요절한 젊은 무신의 모습이 들어났다.


본관 함평(咸平). 자 호연(浩然). 1583년(선조 16) 무과(武科)에 급제하고 1586년 선전관(宣傳官)으로 있다가
같은 해 녹도만호(鹿島萬戶)가 되었다. 1587년 남해안에 침입한 왜구를 물리치고 적장을 사로잡아
수사(水使) 심암(沈巖)에게 압송하였다. 그러나 전공을 자기 것으로 하려는 심암의 부탁을 거절하는 바람에
미움을 샀다.

이어 흥양(興陽)에 침입한 왜구와 손죽도(巽竹島)에서 싸우다 사로잡혔으며, 항복을 거부하였으므로
살해되었다. 한편 남해안의 왜구를 물리치고 적장을 사로잡은 사실과 심암의 행패가 관찰사의 장계로
조정에 보고되었으며, 이에 따라 심암은 파면되고 그는 수군절도사에 임명되었으나, 이 명령이 도달하기 전에
죽었으므로 병조참판이 추증되었다. 고향에 충신정문(忠臣旌門)이 세워졌으며, 흥양의 쌍충사(雙忠祠)에
제향되었다.

네이버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截銘詩[녹도만호 (이대원)]

日募轅門道來海
해저문 진중에 바다 건너와()
兵孤勢乏此生哀
외로운 군사 힘다해 끝나는 일생 슬프다
君親恩義俱無報
나라와 어버이께 은혜 못 갚아
恨入愁雲結不開
원한이 구름에 얼켜 풀릴 길 없네』


이대원 장군이 전사하기 전에 지었던 절명시라고 한다.장군이 왜구에 잡혀 있을때 속적삼에 적은 글이라는데,
살아 남은 부하를 통해 녹도진으로 보냈다가 장군은 죽고 그 속적삼만 말이 고향집까지 가서 주고 말은
그 자리에서 죽었다고 한다. 말이 고향집에 당도한날을 제사날로 정했고, 그 날이 되면 말발굽소리와
말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전설을 어느 사이트에서 본것 같다. 장군의 묘에는 그 속적삼을 묻었다고 한다.

평택시에서 이대원장군은 꽤나 알려진 인물이다. 우리가 어렸을때 지방의 역사와 문화제를 배우듯이 이곳의
아이들도 이장군에 대해 배우고 공부한다고 한다. 같은 지역 출신으로 원균이 있는데, 이 논란 많은 인물에
비해 이대원 장군의 짧지만 강렬한 삶은 순도면에서 가히 비교하는 것이 장군에게 누가 될것같다.

비봉산 힘찬 정기 어깨에 매고 남해의 쌍충혼을 자랑 삼으며....

억지로 시켜서 했던 고향의 문화제와 역사에 대한 공부였지만 우연히 길에서 만난 이대원장군은
잊고 지내던 고향의 역사와 정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한 어느 곳에 있든지 자랑스러워 할 긍지가 된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녹동에 다리나 도로가 생길 때
원효대교나 충무로처럼 정운장군이나 이대원장군의 이름이나 시호같은 것으로 명명해 단순히 녹동이
어제 오늘에 발전된 시골 소읍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